2014.10.06 제주, 서울, 부산찍고 제주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 내일 새벽 비행기로 제주에 돌아가기 위해서 숙소에 누웠다.

하반기들어 제주 집을 일주일씩 비우는 일이 잦아진 것 같다. 일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약속도 부쩍 많아 진 것 같다. 특히나 결혼식이 물밑듯이 몰려왔다. 정확히 세아려보진 않았지만 대학 동기중에 이제 미혼인 친구가 더 적은 것 같다. 대학 동기는 아니지만 동갑내기 사촌녀석도 다음주면 결혼한다고 한다. 31살. 이제 결혼식이 많아져도 이상하진 않지.

10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이제는 다음인이 아니라 다음카카오인으로 불리운다. 호칭이 님에서 영어 이름으로 바뀐 것 만큼이나 문화적으로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막강한 파워의 주인이 생긴 것이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고, 장기적인 투자도 가능하리라. 이런식의 구조가 더 날렵하고 변화에 적응이 빠르다고 생각된다. 물론 좋은 주인일 경우에.

다음도 다른 IT 기업에 비해 젊은 문화 기업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카카오에 비해 늙은 기업이었다는 느낌이 지울 수 없었다. 비단 합병 행사때 카카오 크루들의 댄스 실력만 보고 하는 얘긴 아니다. 아디오스 다음.

입사 후 처음으로 열린 전사 행사였던 것 같다. 다음 개발자 컨퍼런스는 내가 입사한 뒤로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개발자 컨퍼런스는 사실 개발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이번 합병 행사였던 be the one festival처럼 전직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아니었다. 여하튼, 이번 합병 행사의 디테일함과 스케일이 인상적이었다. 돈 많은 주인님의 지름에도 놀랐다. 아이폰6 감사히 쓰겠습니다. 하루 종일 먹을 수 있었던 야외 행사장 곳곳에 준비된 나라별 뷔페 음식도 좋았고, 자연스럽게 난장을 깔 수 있도록 준비된 공간. 그리고 무한 맥주와 음악, 공연. 마음에 들었다. 행사를 준비한 사람들의 노력이 느껴졌다. 의외로 전인권 라이브가 괜찮아서 놀랬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다. 이직에 비유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 새로운 연봉, 비록 임시지만, 새로 받은 명함과 출입증엔 이제 내 이름보다는 영문 이름이 큼지막히 써져있다. 이직했다는 마음으로 이곳에서 좀 더 회사 생활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찾아온 부산. 4박 5일 동안 날씨가 너무 좋았다. 습하지 않고, 태양은 적당히 따갑고 하늘은 맑았으며 바람은 선선했다. 저녁에는 외투를 걸치고 산책하기 좋은 날씨였다. 내가 왜 부산국제영화제를 좀 더 빨리 오지 않았을까? 하루에 영화 서네편. 돼지국밥과 소주 한잔. 산책. 정말 잉여롭기 그지 없는 생활을 했다. 소화도 참 잘되더라. 어제는 순대국밥으로 저녁을 먹고, 숙소로 와서 산책을 하다가 돼지국밥에 소주를 두병이나 깠다. 하하. 생각해보니 매일 술을 먹었다. 적든 많든. 오늘은 아니지만.

총 11편의 영화를 예매했는데, 전체적으로 영화를 잘 고른 것 같지는 않다. 영화를 보고 평점과 평을 남겼는데, 3.5가 최고였다. 4점이 없다. 아쉽다. GV 위주로 예매를 한 것은 정말 좋은 판단이었다. 황금시대는 GV로 예약을 못해 탕웨이 실물을 못본 것은 두고두고 후회가 되리라. 영화가 끝난 뒤에 감독 그리고 배우와 가지는 시간이 정말 좋은 것 같다. GV에 대해서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이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몇몇 사람이 긴 질문을 두개씩 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에게 질문의 기회가 가지 못했다. 임권택 감독의 화장 GV때가 그런 경운데, 처음부터 영화쪽 공부를 하는 학생이 너무 긴 질문 두개를 연달아 하는 바람에 그 질문의 감독 답변도 덩달아 너무 길어졌다. 욕심쟁이. 결국 그 길고 길었던 질의응답이 끝난 후에 추가 질문 기회가 한번 밖에 돌아가지 않았다. 이런건 적절한 질문 가이드를 미리 얘기를 해주는 편이 나았을 것 같다. 아참. 김규리는 이쁘고, 안성기의 목소리는 정말 좋더라. 하하.

내일 아침이면 입사 후 처음으로 예전 조직구조로 치면 파트원, 지금으로 치면 셀원이 출근한다. 사실 그 전에도 내 추천으로 후배가 팀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같은 업무로 묶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같이 일하는 동료다. 인수인계도 해줘야하고 이것저것 신경을 써줘야할 것 같다.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연애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에 더 조심스러워지고, 연애라는 것. 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도 많아진 것 같다. 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점점 더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진다고 하는 것인지 알 것 같다. 새로운 사람과의 시작하는 것이 너무 오래되기도 했다. 20대 중반, 그리고 지금은 30대 초반이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직접 겪어보니 내가 정말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묘한 느낌이었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다. 감정과 시간이 유한한 것은 맞다. 하지만 시간이나 감정 소모가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는 다면 아껴둔 시간과 감정을 무덤까지 가져갈 것인가? 그냥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페러렐즈 탈출하기 – VirtualBox

몇년간 페럴렐즈를 써오면서 크게 불편한 것은 없었지만 매년 새로운 버전을 사야한다는 대한 압박감 있었다. 매년 OS X의 메이저 업데이트가 되면 빨간 경고창으로 다음 버전 OS X에서는 실행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반협박적인 메세지를 보여주면 울며겨자먹기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윈도우 유저시절 애용하던 VirtualBox로 갈아타기로 결정했다. 성능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고, 다만 차이가 있다면 맥 UI에 얼마나 잘 어울리느냐인데, 어차피 가끔 윈도우 개발을 할 때나 결제 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용 빈도가 낮아서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이제 문제는 페러렐즈의 윈도우즈를 버추얼박스로 옮기는 것인데, 구글링으로 옮기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찾다보니 이전 방법에 대한 한글 포스팅은 보이지 않길래 정리겸 남겨본다.

  1. 패러렐즈 윈도우를 실행하고 제어판 설치된 프로그램에서 페러렐즈 툴즈를 제거한 뒤에 윈도우를 종료
  2. 페러렐즈 pvm 파일에 “패키지 내용 보기”를 클릭 스크린샷 2014-09-26 오전 3.03.09
  3. 다시, .hdd 파일에 “패키지 내용 보기”를 클릭하고, “.hds”파일을 선택해 다른 곳으로 복사. 그리고 확장자를 “.hds”에서 “.hdd”로 바꾼다.
  4. VirtualBox를 실행하고, 새로 만들기로 윈도우즈를 선택한 다음에 하드 드라이브 선택에서 “기존 가상 하드 드라이브 파일 사용”을 선택하고, 이전에 복사해둔 “.hdd” 파일을 선택
  5. 스크린샷 2014-09-26 오전 3.11.39

윈도우 실행 후에 페러렐즈 게스트 박스 툴을 설치하면 사용 준비 끝!

사족) 페러렐즈 사용 중에 맥에서 윈도우 블루스크린에 해당하는 회색 화면으로 리붓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버추얼박스를 쓰면서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가상머신 계열 어플들이 불안전 한건지, OS X가 불안전 한건지 모르겠다. 윈도우 시절에 버추얼박스를 쓰다가 문제가 생긴 경험이 없었는데.. 그렇다고 맥에서 다른 어플을 쓰다가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iOS8 애플 계정 비밀번호 인증 먹통

작년 11월에 아이폰 5s를 구매하고 언젠가 좌측 상단 액정에 먼지가 들어가서 살짝 거슬렸는데 리퍼를 받으러 가기 귀찮아서 미루다가 이번에 iOS8로 올리기도 했고, 일년이 다되가는 시점이라서 리퍼를 받으러 센터를 방문했다.

헛 걸음질 치기가 싫어서 방문전에 기기가 있는지 확인하고 찾아갔다. 내 예상대로 별 문제없이 무상 리퍼를 교환해준다고 하길래 기기를 초기화하고 건네줬다(초기화를 반드시 해야한다고 한다). 그런데 왠걸, 하나 남은 동일 모델이 박스를 열어보니 충전기 단자 불량으로 충전이 안되어 오늘은 당장 리퍼 교환이 안 된단다. 아놔. 직원이 연신 미안한다면서 불편해도 다시 복원해서 전 기기를 쓰라고 한다. 사실 이게 더 짜증 날 수도 있었던 것이, 무상 리퍼 교환전에 초기화를 하고 기기를 건네주면 침수등 다른 내부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기기를 뜯는데, 그 전에 새로 교환할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서 그나마 부관참시 당하기전 상태로 쓰던 기기를 받은 것이다.

아무튼, 어쩔 수 없이 초기화된 아이폰을 들고 다시 집으로 와서 복원을 하는데, 6년 넘게 쓰는 비밀번호를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아무리 입력을 해도 틀렸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 웃긴건 iCloud.com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해보면 잘된다(…) 설상가상으로 애플 계정만 문제가 있던 것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비슷한 비밀번호를 사용하던 구글 계정 로그인도 안됐다. 멘붕..

한시간 가량을 씨름을 하다가 결국 다른 것으로 바꾸고 나서야 해결이 됐다. 이건 도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이지… 아이클라우드 복원을 하고 나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어차피 몇일 뒤에 서비스 센터에서 리퍼를 받기로 했기에 시간 낭비하기 싫어서 더는 안 찾아봤지만, 은근 짜증나는 상황이었다.

iOS8 알림 센터에 캘린더 표시가 안될 때

iOS8 업그레이드 후에 그전에는 잘 나오던 캘린더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내일 일정 포함). 설정을 이리 저리 만지다가 보니 해결.

설정 > Mail, 연락처 캘린더 > 최상단에 “기본 캘린더” 항목이 있다. 여기서 알림에 노출할 기본 캘린더를 선택할 수 있다. 내 경우엔 gmail을 주로 쓰는데, 기본이 아이클라우드 로그인 메일로 돼 있어서 알림창에 캘린더 일정이 뜨지 않았다. 기본 캘린더를 gmail 캘린더로 수정한 후에는 알림 창에서 오늘, 내일 일정이 잘 나와준다.

2014.09.03

입추가 지난지 한 달이 다 됐지만, 여름 내내 오던 비가 그치고 나서야 가을이란 느낌이 온다.

올 여름은 주말에 자주 비가 와서인지 여름 있었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그저 비 때문에 조금 눅눅했고, 복잡한 머리를 수습하지 않고 방치해서 흘러간 느낌이다. 여름의 끝자락에 만 20대의 마지막을 자축하며 다녀온 여행 뒤에 사내 강의며 변화의 바람에 휩쓸리고 여러가지 개인사로 복잡했던 탓에 여름을 느낄 세 없이 흘러간 것을 꼭 비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는 것 같다.

한 때는 잠을 잘 못 이루거나 새벽 녁에 잠에서 깨어 못다 잔 잠을 청하려고 뒤척이다가 결국 포기하고 다시 책상 앞에 앉곤 했었는데, 오늘도 그런 날인갑다. 6시간 짜리 강의를 두 번, 12시간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강의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나도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고, 강의에 대해 과찬이다 싶을 정도로 좋은 평도 들어서 자뭇 들 뜨기도 한 것 같다. 한남에서의 강의는 지난 주에 마치고, 이번주 제주에서 마지막 수업을 끝 마치는 날, 마지막 준비를 하며 다시는 하지 않아야지라고 마음 먹었지만 또 기회가 된다면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걸 보면 반 별자리 전문가가 말해준 게자리에 영향을 받은 사자자리라는 나에 대한 별자리 특성이 그리 틀리진 않은 것 같다.

주주총회에서 최종 합병이 결정된 이후, 새로운 대주주 겸 CEO가 처음으로 사내에서 자기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회사의 앞 날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 중에 내 귀를 더 귀울이게 했던 것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우리가 서 있다는 각성의 말도 아니고, 앞으로 우리 앞에 장미 빛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고취의 말도 아니었고, 자기 인생의 여정에서 길을 잃고 휴식을 통해 그 상황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헤쳐나왔던 그 사람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사람이 사회적 지위와 부를 얻은 것 보다는 결혼 초부터 얼마전 까지만 해도 아이들과 아내, 그러니까 가족에게 소흘했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싸우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내가 볼 때는 그랬고, 그 게 제일 부러운 점이었다.

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많은 것을 벌려서 지내고 보니 시간을 빠르게 보내는 데는 좋았지만 그게 정말 좋은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정말 내게 필요했던 것은 충분한 휴식과 집중할 수 있는 몇 가지 일이 아니었을까. 생활을 단순화 해야겠다. 회사에서는 주 업무외에는 다른 일은 하지 않고, 개인 활동도 몇가지 좀 정리를 해야겠다. 그가 말한 습관이 힘. 맞다 나도 그 것을 오래전 부터 생각해 왔었다. 평소 생각하던 지향하던 모습대로 살려고 노력하지 않고 시간에 몸을 맡겨버리듯이 흘러가버리면 아무리 습관이라도 천천히 무너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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